본문 바로가기

장애

중도장애인의 삶-정신이 육체를 지배한다

반응형
난 아들에게 항상 하는 말이 있다.  
"길을 걸을 때는 스마트폰을 보지 말거라. 네가 스마트폰에 집중 하면 위험에 대비 할 수 없단다. 차에 치일수도, 다른사람에 피해를 줄수도 있으니 말이다!!!"

나는 장애인 콜택시를 가끔 이용하고 항상 지하철을 이용한다. 하루도 지하철을 이용하지 않은 날이 없을 정도로 빈도가 높다. 지하철을 이용하면 엘리베이터와 전동휠체어를 올리거나 내려주는 리프트를 찾기 바쁘다. 운좋게 빨리 찾으면 상관이 없는데 잘 보이지 않는 곳에 설치되어 엘리베이터를 찾지 못하는 경우에는 당황스럽기도하다. 안내판이 있지만 찾기 쉽지 않고, 정확하지 않은 것도 있다. 또한 물어볼 수 있는 안내소가 없는 역도 있어서 불편하다. 이러한 이유로 약속시간보다 한 시간 일찍 먼저 나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위와 같은 변수로 인해서 늦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다수의 경로를 알게 되어 큰 문제없이 잘 다니고 있다. 

그렇게 부지런히 움직이다보면 사람들과 마주치게 된다. 그런데 요즘은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보고 걷기 때문에 부딪치는 경우가 가끔있다. 전동휠체어와 부딪치는건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데, 다친다!!! 누가??? 내가?? 아니다 난 다칠게 없다. 나와 부딪치면 당신이 다친다는 말이다. 

어느날 잘 가고 있는데, 음악에 심취했는지 고개가 떨어져라 스마트폰을 보고 나에게 접근, "쿵", 순간 이사람 많이 아프겠다라는 생각이 휙~!!!, 순간 가해자가 "앗!, 미안합니다..." 그리고 그 사람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갈길을 총총총 간다. 

그렇다고 내가 과속을 하느냐? 아니다. 적당히 걷는사람 보조를 맞춰 달린다. 과속을 하면 나도 멈출 수가 없기 때문이다. 부딪치는 유형은 딱 2가지다. 
1. 상대방이 정신팔려서 나를 보지 못할 때. 
2. 나의 운전 미숙. 

전동휠체어의 운전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앞바퀴는 360도 회전하며 동력은 뒷바퀴에 있기 때문에 회전후 앞바퀴의 예측이 힘들다. 그래서 좁은 공간에서 회전할때 의도치 않게 상대방의 발을 밟게 된다. 그때 참 미안한데, 비키지 않고 뻗뻗이 서 있으면서 발을 밟았다고 할때면 미안하다는 말이 안나온다. 

서로 양보하며 배려하는 밝은 사회를 꿈꾼다!!! <--말이 쉽다. 

마음의 여유가 있어야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생긴다. 내 몸이 힘들고 정신적으로 여유가 없는 상태에서는 배려를 기대할 순 없다. 배려를 찾아보기 힘든 사회의 각박함을 나는 피부로 절실하게 느낀다. 

나는 매일 재활치료를 받는다. 오전에 집에서 아침밥을 먹고 재활이 끝나면 12시 반정도가 된다. 난 점심을 먹지 않는다. 배고플 때를 대비해서 과자 몇개와 사탕 그리고 우유를 가지고 다닌다. 많은 음식점들이 경사로가 없다. 최소한 턱하나 정도는 있다. 한번은 너무 배가 고파서 편의점에서 빵하고 우유를 사려고 했는데 네다섯 군데 돌아다니다 겨우 한군데 찾아서 배고픔을 달랬다. 서럽다... 뼈에 사무치도록... 그때는 그랬다. 모르는 사람에게 부탁하고 싶지는 않았다. 불미스러운 사고를 원치않기 때문이다. 

차가 많이 다니는 도로가 있었다. 차도로 다니면 울퉁불퉁한 인도보다는 한결 편하게 갈 수 있다. 하지만 나는 울퉁불퉁 하더라도 안전한 인도를 선택했다. 한 일키쯤 갔을까?!!!, 공사중이었다. 정상인이라면 전혀 상관없이 피해 갈 수 있지만 전동휠체어를 탄 나는 다시 일 키로를 돌아 가야 만했다. 그냥 웃음만 나온다. 

이럴때 딱 두가지 생각이 나의 머리를 수없이 교차한다. 
1. 내삶이 이렇게 규정 되어 있나?
2. 내삶을 바꾸고 싶다. 

한가지 절대로 바뀌지 않는 건 신체적 장애다. 
그래도 다행이지 생각할 수 있는 머리는 멀쩡하니... 하지만 언제 미쳐 날뛸지 나도 모른다. 

소대변을 가리지 못해 바지에 싼적 있는가?!!!
그때의 자괴감... 표현이 힘들다!!!
누굴원망해야 하는가?!!!
나???
사고낸사람???
지나서는 모두 부질 없다!!!
지금이 중요하다!!!

죽을때까지 장애를 안고 가야한다. 고작 2년 6개월 지났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지금 나의 가장 큰 숙제이다!!!

그래서 사고 이후로 난 늘 말한다. 
"손발 멀쩡한데 뭐가 문제야!!!, 배가 불렀지!!!"

그런데, 그게 아니더라! 정신적고통이 신체적 고통보다 크다는걸 알았다. OECD 1위, 하루평균40명... 자살율이다. 2010년1 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1년에 15,000명씩 자살한다. 살기 쉽지 않은 대한민국이다. 그래서인가? 요즘 김제동의 톡투유 "걱정말아요 그대" 가 인기방송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급격한 고속 성장의 부작용이다. 시간이 문제다. 조금 느리게, 천천히 , 부드럽게, 살포시...

어차피 빈몸으로 가는거 좋은 일 많이 하고 정신을 맑게하자!!! 탈무드에도 나오지 않은가...! 가족, 돈, 선행중에 으뜸은 선행이라고...!!!

이문장을 끝으로 마칩니다. 

"여러분 사랑합니다!!!"


함께 읽으면 도움되는 글

예비장애인에서 장애인이 되다!  전동휠체어와 지체장애인의 삶(중도장애인)

중도장애인으로 살아가는 삶  국립재활원에서 지원하는 장애인 운전연수

중도장애인의 삶-정신이 육체를 지배한다  어느 척수장애인의 삶

지체장애인이 바라본 지하철에 위치한 엘리베이터 풍경~!!!

전동휠체어 없이 혼자 걷게 된 오늘 밤!  전동휠체어와 내리막길

국립재활원 장애인 운전연수  2016년 장애인의 날 기념 ★대상★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