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생각

전동휠체어와 내리막길

반응형

​쿵!!! 퍽~! 으으으.....
여기요~!! 응급차 불러주세요!! 장애인이 쓰러 졌어요. 사람들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립니다. 뭔가 잘못된 느낌...! 나는 지금 움직이기 힘들어 가만히 누워 있습니다.


15일 일요일 아침 쌍둥이의 생일입니다. 이녀석들 선물받을 생각에 기분이 좋은가 봅니다. 고모와 고모부가 생일 선물을 줄거라 말했는데, 정작 그들은 오늘이 쌍둥이의 생일인지 모릅니다. 아침을 먹고 분당으로 향하는 아이들의 발걸음이 가볍습니다.

"할머니, 할아버지랑 맛있는거 사먹자~"
"네~"아이들의 우렁찬 대답소리에 나도 덩달아 기분이 좋네요. 쌍둥이는 사촌친구인 진우와 진규를 볼 수 있다는 생각에 더욱 대답이 큽니다. 유난히 친분이 두텁네요. 둘도없는 사촌지간이니까요. 전철을 타고가는 내내 녀석들 재잘대더니 한시간쯤 흐르니 조용합니다. 전철의 적당히 흔들림과 진동이 잠을 부르나 봅니다.

아버지와 전화통화를 하고 인근 전철역에서 만났습니다. 목적지는 탄천의 공원. 그곳의 거리가 멀지는 않으나, 아이들은 아버지의 차를 타고 나는 전동휠체어를 타고 탄천으로 향했습니다.

탄천으로 내려가는 길이 유난히 가파릅니다. 그래도 그동안의 경험으로 봤을때 충분히 내려갈 수 있을것으로 판단 되어 천천히 내려가는데, 갑자기 미끄러지듯 마구 내려갑니다. 멈추지 않고 미끄러지듯 내려가는 전동휠체어. 위험을 감지한 순간 휠체어는 넘어져 있었고 순간정신을 잃은 나는 눈을 뜨니 사람들이 모여 있었습니다.

아버지가 내이름을 큰소리로 부르면서 울고 계신걸 보았습니다. 큰소리로...

구급대원이 와서 들것에 실어 근처 제생병원으로 갔습니다. 바로 앞에 있는 차병원에서는 응급침대가 없어서 제생병원으로 갔던것이죠. x-ray를 모두 찍고 이상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찢어진 이마를 꿰맸습니다. 많이 아팠지만, 찢어진 부위를 봉합 하기전 마취를 해서 큰 고통은 없었어요. 몸에 뼈가 돌출 된 부분은 모두 스크래치투성이더군요~!

나는 오늘 매우 밝은 별을 봤어요. 이마를 둔기에 맞은 듯한 느낌. 병원응급실에서 아내가 한마디 합니다. "입원해야 하는거 아냐?" 나는 그말을 듣고 발끈했습니다. "나 절대로 입원 안할꺼야~!" 나는 결코 입원하고싶지 않았습니다. 2년 넘게 생활한 병원생활 아주 신물이 납니다. 매일 반복 되던 생활과 무표정한 사람들...

오늘사고는 나의 잘못 된 판단이 부른 큰 사고였습니다. 너무 자신감 풍만해서인지, 내리막길이 만만해 보였거든요. 타이어가 밋밋해진것도 모르고..., 원인없는 결과 없듯이, 확실히 알았죠. 내리막길에서는 보호자를 반드시 대동하자~! 오늘 크게 다치긴 했지만, 많은 것을 얻은 하루 입니다.


"나랑 부딪힌 돌은 멀쩡한가?
가끔 어지어움을 느낀다. 후유증인가...?"




반응형

'생각'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겉모습만으로 사람을 판단할 때 발생하는 문제  (0) 2016.05.23
기회에 관한 명언  (0) 2016.05.23
전동휠체어 없이 혼자 걷게 된 오늘 밤!  (0) 2016.05.23
똥과 오줌  (0) 2016.05.22
한국인의 삶과 욕  (1) 2016.05.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