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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전동휠체어 없이 혼자 걷게 된 오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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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중도장애인의 일상

어제 저녁부터 전동휠체어없이 자유롭게 걸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런 자유를 얼마만에 느껴보는지 감개무량합니다. 비록 손은 조금 불편하더라도 그 누구의 도움 없이 혼자 걷는다는것에 고맙고 행복하고... 아... 말로 표현하기 쉽지 않네요.

여기저기에 전화를 걸었어요. 그런데 연락이 되지 않는 지인들... 지금 꿈나라인가 봅니다. 나의 즐거운 마음 때문에 민폐를 끼치는것 같아서 전화하는 것을 멈췄습니다. '그래 미안하니까, 일단 오늘은 나혼자만의 자유를 만끽하자~!'

하체의 힘이 생기고 신경이 돌아와서 내친김에 계단도 혼자 오르락 내리락 해보고 살짝 달려보기도 했는데, 큰 무리없이 잘 되네요. 교통사고 후 정확히 3년 2개월의 시간이 되는 시점입니다. 집사람과 쌍둥이가 곤히 자고 있어서 깨우지 않았습니다. 깨어날때 깜짝 놀래켜 줄 생각에 힘이 납니다. 아이들과 함께 야외활동 중에서 축구나 야구등 공을 이용하여 운동 할 수 있다는 생각에 뭐라 말로 표현이 안됩니다.

휠체어를 뒤에 싣고 운전을 하며 미친듯이 돌아 다녔습니다. 어느 한적한 곳에 세우고 새벽의 기운을 받았습니다. 날이 서서히 밝아옵니다. 행복이라는 단어로 표현이 힘들군요. 좀 더 강한 표현이 뭐가 있을까 곰곰히 생각해봅니다. 교통사고 이후 사지마비의 고통에서 벗어났다는 생각이 이렇게 행복한 것이구나 새삼 느낍니다. 오늘은 일요일아침이며 쌍둥이 생일 입니다. 그래서 분당에서 거주하시는 아버지께 갈 예정인데요. 내가 전동휠체어 없이 분당집에 도착하면 아버지와 어머니 모두 매우 놀라실것으로 예상 됩니다.

진정한 깜짝이벤트가 될것으로 예상이 되는군요. 내친김에 아버지와 동생 자식들 모두와 함께 축구에 도전해볼 생각입니다.


서서히 눈을 뜹니다. 꿈이 아니길 바라면서...


중도장애인이 되고 초기에는(12개월정도)에는 위와 같은 꿈을 수시로 꿨는데요, 2년이 지난 시점부터는 그런꿈을 거의 꾸지 않다가 오늘 꿨네요. 장애초기에는 이런꿈을 꾸면 매우 우울했어요. 왜냐하면 정말 걷지도 못했지만, 사회생활은 엄두가 나질 않는 정신상태였거든요. 다친이후 부터는 육체적 고통보다는 정신적고통에서 헤어나오는게 관건이더군요. 무엇을 할까 고민하다가 독서량을 현재보다 두배이상으로 늘려야겠다는 다짐을 했습니다. 그때부터 멘탈강화의 효과는 확실히 있었습니다. 그래서 현재는 이런꿈을 꾸면 큰 고통없이 그런가보다 합니다.

몇몇 중도 최중증장애인은 사지를 전혀 못쓰는 상황에서 왕성하게 사회활동을 합니다. 턱으로 전동휠체어를 운전하는것을 보면 경이롭게 느껴집니다. 반대로 사지는 멀쩡한데, 자신을 고통으로 묶어 헤어나오지 못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것을 못이겨 최악의 선택 "자살"을 하는 인간들도 있죠! 돌이켜보면 모든 정신적 고통은 주위에서 만드는것이 아니고 스스로 만드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자신의 내면을 강화하는 훈련을 하세요. 그것만이 고통에서 헤어나오는 길입니다. 힘들면 모든것을 내려놓고 '내일 나는 죽는다' 생각하며 혼자 길을 걷기, 멍때리기, 책읽기, 음악듣기, 산오르기등 혼자 할 수 있는 모든 활동을 해보세요. 마음이 한결 가벼워 질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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