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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

한글 글꼴의 변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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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모꼴에서 탈네모꼴
한글의 첫 모습은 사각형에 꽉 들어찬 네모꼴이었다. 현재 많이 쓰고 있는 활자와 비교하면 사뭇 다른 모습이다. 시간이 흐르면새 네모꼴에 꽉 차 있던 한글은 필기 습관에 영향을 받으면서 점차 글자의 줄기수에 비례하여 글자 너비와 높이에 차이가 있는 탈네모 한글꼴이 나타났다.





정체에서 흘림체
한글은 필기 습관에 의해 많이 변했다. 훈민정음 창제 초기 한글꼴은 정확한 의미 전달을 위한 간결하고 단순한 모습의 정자체라고 한다면, 불교 경전의 한글꼴은 가지런하고 또박또박 쓴 정자체로 볼 수 있다. 이러한 분명한 목적에 의해서 쓰인 정자체는 한글이 일상에서 쓰이기 시작하면서 흘림체가 나타났으며, 이때부터 쓰는 사람의 개성이 강하게 드러나기 시작했다. 흘림체의 특징으로는 글자의 획에 기울기가 생겼고, 글자의 속공간이 작아지고 좁아졌다. 아마도 빠르게 쓰기 위해서 이동 거리가 짧아진 결과로 보인다. 그리고 글자를 쓰면서 시작과 끝이 일정해지면서 글줄흐름이 나타나는 가지런한 글줄은 안정감을 준다.






완성형과 분합형
한글은 자음과 모음 28글자로 구성되지만 음절 단위로 모아쓴 한글은 현대국어 기준으로만 해도 11,172자다. 이렇게 많은 글자를 한 자씩 그리는 일은 예나 지금이나 상당히 많은 시간이 필요하고 그만큼 많은 제작 비용이 든다. 이러한 경제적인 부담을 줄이는 하나의 방법으로 초성과 중성 글자를 하나로 만들고 종성 글자를 따로 만들어 놓고서, 필요에 따라 이들을 조합하여 인쇄했다.






쓰임과 필요에 따른 활자꼴
처음 만들어진 한글은 정사각형에 가까운 네모꼴이었으나, 그 뒤에는 세로로 길쭉한 한글꼴이 보인다. 이 길쭉한 사각형의 한글꼴은 한자의 음이나 한글의 조사 등을 표기할 때 썼다. 책 편집과 조판을 하면서 네모꼴(전각)의 반절 너비의 글꼴이 필요하여 이러한 반각 글꼴을 만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쓰임에 따라 새로운 글꼴이 나타나는 전형적인 사례로 볼 수 있으며, 교과서인 조선어독본과 신정심상소학에 쓰인 글꼴도 교과서라는 특수한 목적을 고려해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 두 한글꼴은 모두 정자체이며 획은 단단하고 정갈하다. 둘의 차이는 심상소학보다 조선어독본이 더 어린아이가 볼 책이어서, 조선어독본체의 경우 훈민정음 창제 초기의 형태처럼 직선적이고 단순한 구조로 되어 있다.





글자의 무게중심 이동
처음 만들어진 한글은 글자의 외곽을 일정하게 맞추어 무게중심이 글자 가운데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한글꼴은 무게중심이 가운데 있는 한자와 함께 쓸 때 어울린다. 그러나 한글 필기체서는 글자의 무게중심이 오른쪽으로 이동했다. 결국한글꼴은 한자와 함께 쓸 때와 순 한글을 쓸 때 글자의 무게중심이 달라진다 이는 한글과 한자를 섞어 썼을 때의 조화를 고려한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한자의 영향
훈민정음 창제 때부터 한글은 한자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으며 변화해왔다. 당시 중국의 글씨 풍에 따라서 글씨를 썼고, 중국의 출판문화에 나타난 활자에 영향을 받기도 했다. 그 상징적인 예가 1933년 만들어진 이원모체다. 이원모체는 동아일보에서 신문에 쓸 목적으로 한자 명조체와 어울리는 한글꼴을 공모하고 당선된 글자본을 가지고 만든 사례다.





글씨 쓰고 새기는 숙련의 차이
활자는 제작하는 사람의 숙련도에 따라 조형적인 품질이 달라진다. 정부 주도 아래 제작한 활자와 민간 출판사업자가 만들 활자에서 그 차이를 볼 수 있다. 특히 민간에서는 1800년대 중후반 민간에서 활발히 출판한 한글 소설에 쓰인 활자(글자꼴)인 방각본체가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다.





활자 크기 변화에 따른 글꼴 변화
서양식 연활자 주조법으로 만들어진 활자는 그 이전보다 더 작은 크기로 만들면서 글자꼴은 정교하게 표현할 수 있게 되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1920년대 초부터 보이는 6포인트 궁서체 활자다 또한, 책 본문에 쓰는 활자가 10포인트 크기로 작아지면서 글자의 공간배분이 이전보다 균질해 졌고, 획 굵기 변화가 없으면서 가늘어졌다. 그리고 획에 있던 부리나 맺음 등도 부에 의한 표현이 단순화되었다.





민부리에서 부리, 그리고 다시 민부리
한글 창제 때의 모습은 단순한 기하학적인 형태로 기호로서 명확히 하려는 뜻이 담겨있다. 이처럼 글자의 획이 극단적으로 단순한 형태를 민부리 글꼴이라고 한다. 시간이 흐르면서 네모꼴이면서 민부리였던 한글꼴은 서서히 필기 습관과 당시 필기구였던 붓의 흔적이 획에 부리, 꺾임, 맺음 등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형태를 부리, 글꼴이라고 한다. 그리고 다시 근대에 들어오면서 서양의 활자 문화가 들어오고, 다양한 한글꼴이 필요하게 되면서 또다시 민부리 한글꼴이 나타났는데, 이때 나타난 민부리는 훈민정음 창제 초기의 민부리 글꼴과는 구조가 달랐다.




​자료:출판문화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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