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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불효자는 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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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효자는 웁니다~!!!

병원생활 3개월차에 접어든 철수. 낙상사고이후 119에 후송되어 경추골절 수술을 고려대 안암병원에서 받고 재활을 위해서 연세세브란스병원으로 옮긴지도 한달정도 되었습니다. 중추신경이 손상되어 처음보다 많이 호전 되었지만, 그는 여전히 모든 감각(촉각, 압각, 온각, 냉각, 통각)이 정상인의 10%도 되지 않고 움직임이 거의 없는 상태입니다. 중추신경은 말초신경(팔,다리)에 비해서 재생이 잘 되지 않습니다.

철수가 힘들었던 것은 인턴들의 시도때도 없는 감각체크였습니다. 수시로 이루어지는 방광검사와 근전도검사등과 같은 검사도 병원생활을 지치게 하는 요인이었습니다. 어느날 근전도 검사를 하는데, 머리와 팔, 다리, 어깨, 마지막으로 성기와 항문을 검사 하는날이었습니다.

골절로 인한 중추신경을 다쳤기 때문에 복합적으로 장애가 발생되서 근전도 검사는 필수로 해야 합니다. 근전도 검사는 신경(전기가 흐르는 전선으로 이해하면 됩니다)이 정상적으로 작동 되는지 체크를 하는 검사입니다. 미세하게나마 느낄 수 있는 기분나쁜 전기고문(?)을 받으며 대부분의 검사를 마치고 마지막으로 항문과 성기의 근전도 검사를 할 때였습니다. 레지던트가 바늘을 성기쪽과 항문쪽으로 꼽을때 강직(자극에 의해서 의도하지 않은 움직임)때문에 전혀 상관없는 팔과 다리가 움직여 그 바늘이 레지던트의 팔을 건드린것입니다.

"푸더덕~! 푹~, 앜~!" 철수의 팔과 다리가 바늘을 들고 있는 레지던트의 팔을 세차게 건드려 뾰족한 바늘의 끝이 레지던트의 반대팔을 찌른것입니다. 그 상황에 알 수 없는 묘한 웃음코드가 작동 되었는지 철수와 레지던트는 한참동안 웃었습니다. 한바탕의 웃음으로 기분좋게 모든검사를 마치고 철수는 자신의 병실을 찾아 갑니다. 저녁식사 시간이 되어 맛있게 배를 채웁니다. 병원밥이 제법 맛있는지, 그는 밥한톨 남기지 않고 싹싹 먹어치웠습니다.

식사후 철수는 배변준비를 합니다. 한달에 최소 10번정도 대변을 해야 하는데, 아직은 감각이 정상적이지 않아 침대에서 해결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철수의 간병은 어머니가 합니다. 단둘이 살고 있는 그들은 서로를 의지 하면 살아 왔습니다. 어머니는 늘 해왔듯이 병실사람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대변 받을 준비를 합니다. 관장약을 넣고 얼마나 지났을까~? 신호가 서서히 오기 시작합니다.

철수는 어머니께 말합니다.
"어머니, 이제 나올꺼 같아요~!"

변을 보기 위해서 침대에서 옆으로 누워있습니다.

철수 어머니는 살펴보시더니,
"안나오는데...!, 지금 방귀만 나온다~!^^"

그렇습니다. 철수는 감각이 부정확해서 변인지, 방귀인지 구별을 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이런 과정을 종종거칩니다. 그런데, 갑자기 변이 마구마구 나오기 시작합니다. 아무 생각없이 가만히 있었던 철수엄마는 마음이 급해지기 시작합니다. 어머니는 변이 나오면 바로 처리하고 닦는것을 반복합니다. 하지만 양이 너무 많아서 침대가 순식간에 똥천지가 됩니다. 변냄새가 온 병실을 가득 메우고 침대커버와 환자복등 악취가 심하게 났지만, 병실의 그 누구도 인상을 찡그리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철수의 어머니는 눈물과 땀이 범벅이 된 채로 대변처리를 하고 있었으며, 그 모습을 본 철수도 눈물을 흘리며

어머니께 마음 속으로 한마디 합니다.
'어머니 죄송합니다'

"자식의 큰 효도는 건강입니다~! 그래서 전 쌍둥이가 학교가는 매일 아침 말합니다~!"

"오늘도 재미 있게 놀다와~!"

저녁때 열심히 뛰어 놀고 들어오는 아이들의 붉어진 얼굴을 볼때면 뿌듯함을 느낌니다. 녀석들 오늘도 열심히 놀았구나~! 아이들에게 한마디 합니다.

"엄마, 아빠한테 하는 효도는?"

쌍둥이는 합창합니다.

"건! 강! 하! 기!"

여러분~! 모두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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